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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에게 20

바람에 흔들리는 꽃처럼






요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계속 만들고 도전하며 지내며 출판 제안서로 제출할 원고를 작성하고 있다.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할 소비 가치가 있을 법한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란 걸 영혼 탈탈 털리면서 몸소 깨닫는 중이다. 작업할 때마다 내면의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들려온다. ‘그만할까? 나는 못할 것 같아.’, ‘이래서 되겠어? 포기하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어떤 날에는 이런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서 무언가 성취해본 적이 없는 것만 같고, 나란 사람은 다 포기하고 마는 어리석은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뭐 이리도 하는 것마다 어려워서 중도하차를 하고 싶은 건지 참. 인내하며 작업해갔지만 빠르게 손 털고 쉬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왜 이렇게 쉬운 일 하나 없는 거지?

참을 인을 매일 마음에 써가면서 작업하는 요즘, 성취하고 싶은 이유를 되새기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몰아내고 있다. 첫 이모티콘, 첫 출판, 첫걸음 모든 건 다 처음이 어려운 법이니깐. 조금만 더 인내해보면 좋은 소식이 생기겠지. 프리랜서로서 차츰 자리를 잡게 된다면 내 노력과 인내가 아닌 부모님의 사랑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온기를 떠올리고 마음을 이내 다잡는다. ‘반드시 해낸다!’

 

 

 

 


이번에 카카오톡 이모티콘 4번째 제안서를 그리며 에세이 출판 제안 원고를 쓰면서 알게 된 게 있다.

-
그림: 카톡 이모티콘

1.

그림 그려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캐릭터의 동작을 자유자재로 그릴 수가 없다.
동작을 다채롭게 바꿔서 그리는 게 너~무 어렵다.
동작 그리는 것 때문에 이따금씩 포기하고 싶어 진다.

3.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안서 제출할 때마다
하나의 복권을 산 것 같다.
미승인된 이유를 안 알려주니깐
무엇이 고쳐야 할지 무엇을 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뭐하나 걸려라 이런 생각이 깔리기 시작한다.

4.

미승인된 이모티콘 재수정해서 제출할 수 있는데
다시 수정하기가 정말 싫다. 질려버렸..

5.

그림보단 콘셉트가 중요하다던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콘셉트를 생각하기보단
내가 좋아하는 콘셉트들을 그리고 있다.

6.

움직이는 이모티콘이 멈춰있는 이모티콘보다
출시되는 비율이 높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도 움직이는 이모티콘만 사서 쓴다.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공부하면서
나만의 다양한 제세, 모션을 구상해야 할 듯싶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 강의도 많던데,
왠지 돈 안 쓰고 안 배우고
나 혼자서 터득해서 해내고 싶다.
을매나 뿌듯할까! 잔치를 벌여야지!:)

7.

잘하고 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그러나 오기가 생겨나고 있다.


글: 출판 에세이 

1.

책 한 권을 읽을 땐 금방 읽지만
책 한 권 분량인 약 150쪽을 쓰는 건 머리가 두쪽 난다.

2.

사건 중심의 이야기로 한 권의 에세이를 쓴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엄청 섬세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튼 시리즈 책 읽을 땐 보통 유쾌하던데
내가 쓰려니까 머리를 쥐어뜯게 된다..

3.

글을 쓰다 보면 비슷하게 쓰는 단어, 말투가 많아서
최대한 겹치지 않고 매끄럽게 수정을 하게 된다.
조각상을 깎은 것처럼 글을 여러 번 깎게 된다.


4.

혼자서 쓰고 읽고 수정하고 읽고 하다 보니깐
나중 가서는 매끄럽게 써졌는지조차 모르겠다.

이것은 마치 백장 찍은 사진 중에
베스트 컷 한 장만 고를 때의 느낌과 매우 유사하다.

5.

이건 예전부터 습관화되어 있던 버릇이지만
글 쓸 때만큼은 (심지어 카톡 할 때도)
잘 모르겠는 단어의 뜻을
꼭 사전에 검색해서 뜻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쓴다.

내가 아는 단어와 사전이 말하고 있는 단어의 뜻이
미묘하게 다르거나 틀릴 때가 많았다.
독자가 읽기 수월한 글, 이해하기 편한 글의 토대는
사전이라고 나는 생각하기에 사전을 가까이하고 있다.

5.

내가 잘 쓰는 글의 유형을 알게 됐다.
잘 쓴다라는 의미는 편하고 익숙한 글쓰기를 의미한다.
보통 감정을 통찰하는 글을 잘 썼고
내면의 성장일기를 엄청나게 쓰는 편이다.

6.

앞으로는 매일 일어난 에피소드를 일기로
적는 습관을 들여봐야겠다.
영감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록에서 탐스럽게 떨어진다.

아무래도 기록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필요할 듯싶다.
-

친구들도 나처럼 요즘 힘들어한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힘들어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해서 인생의 쓴맛에 울고, 공부를 해도 불안해서 흔들거리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려고 하는 초창기라 더 힘겨운가 보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힘들고, 안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 힘들고, 돈을 벌어도 힘들고, 돈을 안 벌어도 힘들다. 초년생 답안지엔 온통 힘듦뿐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반드시 올라가야 할 언덕이라면 기어서라도 가야지! 끝까지 인내하며 성장하는 사람이 성취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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