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되면 노래를 부르며 좋아할거야.'
< 축하합니다. > 오늘 오전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심사요청을 보냈는데, 저녁에 승인이 됐다고 메일이 온 것이다. ( 세상에나! ) 하루를 마무리하고 샤워하려고 욕실로 향하다 메일 온걸 보고는 샤워는 저멀리 미뤄두고 얼떨떨하게 신나서 가족에게 이제 나 돈 벌 수 있게 됐다고 설렘을 안고 이야기했다.
티스토리 개설한지 2일밖에 안됐고 게시글도 4개뿐인 상태였다. 그리고 심지어 내 글들은 수익성이 따르는 글은 아닌듯 싶어서 심사통과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승인이 됐다. 운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좋다!
앞으로 수익을 어느정도 창출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고 있는 기분이라 좋다.
기쁨의 노래를 부를거라 다짐했는데 노래는 부르지 못했다. 광고배치하는게 너무 어려워서 기쁨도 잠시 진중한 태도로 바뀌어버렸다. 그래도 잠시 호들갑 떨면서 혼자 소리내어 " 예에~" 를 외쳤다. 이럴때보면 나는 기쁨이란 감정을 오롯이 누리고 표현하는 것에 많이 서툰 것 같다. 슬픔은 잘만 다루면서..
그땐 몰랐지
그땐 알지 못했다. 마른게 왜 부러운 일인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원래 마른 체형이었고 통증으로 밥을 못먹어서 더 마르게 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친구들이 너는 말라서 좋겠다, 팔뚝이 얇아서 좋겠다, 예쁜 옷 입을 수 있어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할때마다 그게 좋은 일인지 잘 와닿지 않았었다. 그저 통통하더라도 통증없이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바랄뿐이었다.
2년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나서 오빠가 여름방학동안 집에 풀로 있으면서 나의 밥을 손수 차려주었었다. 아점도 잘 챙겨먹지 않고 저녁도 조금 먹는 나에게 성심성의껏 밥을 차려주었다. 오빠의 성심성의는 내게 입맛과 체중증가를 가져다 주었다. 식탐이 없는 나는 어느새 식탐이 조금씩 생겨났고, 매일 밤마다 내일은 뭘먹을까? 고민하며 행복해했다. 오랫동안 잊었던먹는 즐거움을 일깨워준 셈이다. ( 지금은 일깨워진 먹는 즐거움이 살짝 무섭다..하하 )
그렇게 나는 조금씩 체중이 늘기 시작해 현재는 살면서 찍어본적이 없는 체중에 도달해버렸다. 먹기를 가벼이 여기지 않아서인지 통증은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이전에 입던 청바지들이 맞지 않을때마다 심각하게 충격을 받아도, 살을 마냥 원망하지 못하는 이유는 통증의 빈도수와 정도가 확연히 줄어서다. 생각해보면 감사한 일이다. 통통하더라도 통증없이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내게 정말 그 일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 통통한건 이미 달성한 것 같다^^; 건강만 했으면 좋겠는건 여전하다. )
과거의 오빠는 말했다. 여름엔 살찌지 않는다고. 살은 여름이 아닌 겨울에나 찌는거라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런데 오빠의 말은 보기 좋게 다 엇나가버렸다. 우리 둘다 살이 최소 3kg씩 찌고 만 것이다. 어쩐지 우리 둘다 얼굴이 너부대대 해지는 것 같더라. 거울, 체중계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눈썰미는 언제나 정직하다. 오빠는 다시 말했다. 여름에 찐 살은 잘빠진다고. 겨울되면 다 빠질거라고. 역시나 그 말도 보기 좋게 다 엇나가버렸다. 2번의 겨울을 보냈는데 몸무게는 내려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아주 단호하고 확고한 몸무게 같으니라고!
그땐 몰랐지 , 마른게 뭐가 부러운건지.
'나의 하루에게 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사색 (12) | 2020.09.27 |
---|---|
넷플릭스 혼밥을 위한 시간 (8) | 2020.09.26 |
0924 다만 네가 보고싶어 (음성지원 에세이) (0) | 2020.09.25 |
0923 혼자라는 무게 (4) | 2020.09.24 |
0922 티스토리 첫 글 기념:-) (2) | 2020.09.23 |